크루 03 생리통

Mass Effect 2014. 7. 17. 21:42
ME2 배경. 약간 솊개러스.

눈을 뜨자마자 아랫배에서 느껴지는 묵직한 느낌에 셰퍼드는 인상을 찌푸렸다. 익숙하지 않은 불쾌한 통증이 의미하는 건 명확했다. 시트를 들춰 확인한 셰퍼드는 작게 욕설을 내뱉었다.

망할, 십대 여자애도 아니고 무슨...

씻는게 우선일 것 같아 몸을 일으킨 셰퍼드는 밀려드는 짜증에 머리를 쓸어올렸다.
라자루스 프로젝트가 셰퍼드에게 돌려준 육체는 본래 그녀의 것보다 뛰어난 반사신경, 강화된 체력, 빠른 회복 속도 같이 여러모로 우월한 성질을 가졌지만 전혀 예상치 못했던 부작용을 그녀에게 선물했다.

살면서 한번도 겪어본 적 없는 극심한 생리통.

다시 깨어나 처음으로 그 기간이 찾아왔을 때 셰퍼드는 그녀가 모르던 중병이라도 걸린게 아닐까 생각했을 정도였다. 다행이라곤 할 수 없지만 그녀의 불규칙한 생활패턴과 잦은 부상 탓인지 월경주기는 2~3개월에 한번 정도로 간격이 길었고 차콰스 박사는 검사결과 몸에 큰 이상은 없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다만 생리통만큼은, 효과 좋다는 어떤 약을 먹어도 그다지 나아지지 않는것 같았다. 이전 노르망디 SR-1에서 애쉴리가 한탄하듯 과학이 이렇게나 진보한 가운데 여전히 인간 여성들은 매달 주기적으로 짜증과 고통에 시달려야 한다며 투덜거렸을 때 한귀로 흘려들었던 게 새삼 미안할 지경이었다.

마음 같아선 모두에게 상륙휴가나 주고 선실에 쳐박혀 쉬고 싶었지만 지난밤 미란다가 회의를 소집해달라고 했던게 떠올랐다. 시계를 보니 슬슬 내려가야할 참이었다. 거울 속 그녀는 안색이 좀 창백해보이는 것 외엔 괜찮아 보였다.
별 도움이 되지 않는줄 알면서도 약통에서 진통제 두알을 꺼내 털어넣은 뒤, 셰퍼드는 아랫층으로 가는 엘레베이터를 눌렀다.

"셰퍼드, 다쳤나?"

그런트가 회의실에 들어서자마자 던진 말에 모두의 시선이 셰퍼드를 향했다. 셰퍼드는 자신도 모르게 찡그린 표정이라도 지었나 생각하며 가볍게 미소지었다.

"아니, 아무 문제 없는걸? 피곤해보여?"

"아니, 피 냄새가 나길래..."

아주 짧은, 3초 정도의 정적이 흐르고 몇몇 사람들 사이에 어색한 헛기침이 산발적으로 튀어나왔다.
빌어먹을 크로건, 망할 오키어, 거지같은...셰퍼드는 속으로 욕을 주워삼키며 가까스로 미소를 유지했다.

"걱정해줘서 고마워. 아무 일도 아니야. 나중에 탱크에서 얘기하지."

미란다의 측은해하는 눈빛과 잭의 웃음을 억누른 숨소리와 애써 시선을 피하는 제이콥과 조금 어리둥절해하다가 고개를 끄덕이는 모딘 등에게 최대한 눈길을 주지 않은채 데이터패드로 시선을 내린 셰퍼드는 바로 옆자리에 선 개러스가 입모양으로 '괜찮아?'하고 묻는 것 또한 무시했다. 회의는 길게 가지 않았다.

"셰퍼드, 괜찮아요? 차콰스 박사님께 약을 받아올까요?"

미란다는 라자루스 프로젝트 이후 셰퍼드의 몸상태를 체크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녀의 악질적인 생리통에 대해서도 알고 있었다. 셰퍼드는 말할 기운도 없이 손을 내저었다.

잭이 힘내라는 듯 어깨를 두들기고 나간걸 끝으로 회의실엔 셰퍼드와 미란다 뿐이었다.

"그런트가 한번씩 이상한 표정으로 훑어본다 했는데 이유가 있었네요."

"이전 노르망디의 크로건 동료는 좀 더...배려심이 있었던 거란 걸 나도 처음 알았어."

셰퍼드는 그녀가 렉스를 두고 배려심을 이야기하는 이 상황에 웃음이 났다.

"아무래도 내일까진 못 움직일 것 같으니 다들 짧게 휴가라도 내어줘. 난 올라가볼게. 그런트는...내가 나중에 얘기하지."

회의실 문을 나서자마자 익숙한 낮은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

"셰퍼드, 무슨 일이지? 지난번 전투에서 다친 건가?"

순수하게 걱정만이 담긴 파란눈이 셰퍼드를 바라봤다. 셰퍼드는 당장이라도 침대에 뛰어들어 핫팩을 끌어안고 자고 싶은 기분이었지만 그녀의 소중한 동료가 보이는 진심어린 걱정에 매몰차게 굴 수는 없었다.

"아니, 별일 아냐. 개러스. 오늘 좀 쉬면 괜찮아질 거야."

"내가 함께 나갔어야 했는데, 무슨 일이 있던 거지?"

오, 제발. 셰퍼드는 노르망디의 높은 외계인 비율을 새삼스럽게 실감했다. 인간 여성은 생식을 위해 한달에 한번 피를 쏟아. 내 경우엔 세달에 한번쯤? 배를 쥐어뜯고 싶게 아프긴 하지만 하루이틀 쉬면 괜찮아져, 라고 개러스에게 설명하면 어떨까 생각하던 그녀는 이번에도, 그저 웃어보였다.

"아무 것도 아냐. 네가 걱정할만한 일은 없으니까 신경쓰지 않아도 돼."

말 끝머리쯤 다시 통증이 찾아들어 셰퍼드는 자기도 모르게 딱딱한 어조로 말을 마쳤다. 순간 말하고도 아차 싶었지만 개러스는 하악을 살짝 떨구고 한발 물러섰다.

"네가 그렇게 말한다면야...필요한게 있으면 언제든 불러."

선을 긋는 것처럼 보인듯 했지만 뭐라 변명하기엔 너무 지쳐있던 셰퍼드는 작게 한숨을 쉬고 모딘의 실험실쪽 버튼을 눌렀다.

"아, 셰퍼드. 차콰스 박사에게 들었어요. 괜찮다면 내가 약을 조제해..."

"네, 뭐든 도움이 될만한 거라면요. 일단 방에 좀 올라가 있을게요."

등뒤로 개러스의 시선을 느끼며 셰퍼드는 기어코 돌아보지 않고 무겁게 발걸음을 옮겼다.


기절하듯 잠들었다가 눈을 떴을땐 잠옷이 땀으로 흠뻑 젖어있었다.
셰퍼드는 옴니툴에서 빛이 깜박이는 것을 발견했다.

[셰퍼드. 일어나면 연락해줘. 개러스] - 30분 전
[차콰스 박사 데이터 기반으로 약을 조제함. 기상 후 연락바람. 모딘] - 40분 전
[세ㅖ퍼드, 아깐 미안해따. 미란다 여자인간이 사과하랬ㄷ다. 아프지마라. 그런트] - 1시간 전

아침보단 나아졌지만 여전히 온몸이 묵직한 느낌에 가볍게 스트레칭을 해야했다. 메시지를 하나하나 읽는 셰퍼드의 입가에 비죽이는 웃음이 걸렸다.

- 개러스, 일어났어. 무슨 일이야?

옴니툴에 메시지를 입력하자 전송하기 무섭게 답신음이 울렸다.

[내가 올라갈게. 방에 있어. 개러스]

10여분쯤 기다리자 선실문에 신호가 울렸고 셰퍼드가 잠금을 해제하자 문 너머로 손에 쟁반을 든 개러스가 나타났다.

"셰퍼드, 몸은 좀 어때?"

"좀 자고나니 괜찮아졌어. 그건 다 뭐야?"

개러스가 테이블에 내려온 쟁반에는 막 조리한 듯한 고기요리와 작은 푸른색 알약, 그리고 뚜껑이 덮인 머그잔이 놓여있었다. 음식접시를 보자 그제서야 셰퍼드는 그녀가 끼니도 거스르고 잤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어...네가 올라간 뒤에, 미란다가 우리 대화를 들었는지 나랑, 그런트를 불러다놓고 그...인간 문화에 대한 얘기를...해줘서..."

하악을 들썩이는 행동이 어색하고 당황한 상황에서 투리안이 보이는 반응인걸 충분히 알고 있던 셰퍼드는 쿡쿡거리며 말을 끊었다.

"미란다에겐 신세를 졌군. 별일도 아닌데 신경쓰게 해서 미안. 그래서 이건?"

"그런트가, 피를 잃었으니 보충해야 한다며 네 식사를 준비하려는걸...가드너 요리사가 무사히 자기 역할을 사수해서 그런트가 보는 가운데 가장 좋은 부위로 엄선해서 구운 스테이크야. 그리고 모딘 박사가 전해달라고 맡긴 약이랑, 어...이건..."

셰퍼드는 온기가 느껴지는 머그컵을 집어들어 뚜껑을 열어보았다. 하얀 우유거품이 올라간 핫 초콜릿이었다.

"잭이 지나가다 우릴 보고 혀를 차더니, 자긴 아플 때 단걸 먹는다면서 찬장에서 이 초콜...릿?을 꺼내주고 갔어. 어느 정도로 우유를 섞어야하는지 몰라서 임의로 만들어봤는데..."

일련의 설명을 듣는 가운데 셰퍼드는 어쩐지 뱃속이 간질간질한 느낌에 자꾸 입꼬리가 올라가는 걸 막을 수 없었다.

"고마워. 그런트와 가드너에게도 고맙다고 전해줘. 맛있게 먹을테니 걱정하지 말란 말도 함께. 모딘에게도. 그리고 너도..."

셰퍼드는 머그잔을 들어 따듯한 음료를 작게 머금었다.

"내가 마셔본 초콜릿 중 가장 맛있는 것 같아. 잘 마실게."

개러스는 그녀의 웃는 모습에 멋쩍은 듯 하악을 살짝 들썩이고는 몸을 돌려 문으로 향했다.

"그럼, 푹 쉬고 필요하면 불러...언제나처럼."



+ 뻘한 뒷얘기로, 잭이나 미란다나 다른 인간여자크루들 그 기간엔 '인간여자는 잘 다치나봐!'하고 쿨스루했던 그런트가 솊한테 피냄새 나니까 셰퍼드!! 하는게 좋습니다

+ 사실 테인도 감각이 예민해서 진작 알았지만 테인은 예의를 아는 남자니까(...) 렉스는 대충 줏어들은 지식만 있는 상태라 셰퍼드 보고 ㅉㅉ 인간여자는 고생이군 했을것 같음

+ 개러스는 미란다한테 성교육(...) 받고서 인간 이상해!! 아래로 피를!! 일주일이나!!! 하고 히이익 했을것 같다 한동안 트라우마에 시달려서 빨간피 보면 무서워한다든가...

+ 이런것도 생각했다...셰퍼드 깰때까지 부엌에서 기다리는 개러스랑 그런트...랑 잠자던 가드너 요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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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깜장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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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트, 사랑해

Mass Effect 2014. 7. 5. 15:28
"셰퍼드, 나도 이제 짝을 찾을 때가 된것 같다."

그런트의 말은 시끌벅적한 주변의 소음에 묻혀 셰퍼드에게밖에 들리지 않았다. 린콜을 베이스로 한 칵테일은 희석됐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도수가 높아 셰퍼드는 취기로 얼굴이 발갛게 달아오른 상태였다.
그런트의 퇴원을 축하하기 위한 파티는 렉스를 비롯한 알라라크 컴퍼니의 크로건 병사들이 초대되어 제법 요란한 것이 되어있었다. 흥분한 크로건들이 아파트 기물을 파손하지 않을까 염려되어 주의를 기울이던 셰퍼드도 한잔두잔 술이 들어가자 어느새 느슨한 표정으로 벽난로에 던져지는 술병따위에 키득거리고 있었다.

"아, 그거 좋은 생각이네. 우리 그런트 정도면 여자들이 줄을 설 거야!"

셰퍼드는 킬킬거리며 그런트의 등을 두들겼다. 그런트는 셰퍼드의 칭찬에 기분이 좋은지 씩 웃으며 그릉거리는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그래서 말인데, 나는 셰퍼드가 내 상대였으면 좋겠다."

순간, 이전까지의 소란이 거짓말이었던 것처럼 거실에 정적이 내려앉았다.

"...어, 저, 그런트. 내가 잘못 들은 것 같은데 방금 뭐라고?"

아주 부자연스러운 태도로, 셰퍼드 주위의 손님들은 마치 아무것도 못들었다는 듯 다시 입을 열어 자신들의 화제로 돌아가 억지로 정적을 깨트렸지만 셰퍼드는 모두의 귀가 둘의 대화에 집중되어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런트는 그 위화감을 눈치채지 못한 듯 당당한 태도로 직전에 했던 말을 반복했다.

"얼드넛 바카라가 그랬다. 크로건은 가장 강한 상대와 짝을 이룬다고. 내가 아는 여성 중 가장 강한 건 내 배틀마스터인 셰퍼드 당신이다. 그러니 내 짝은 셰퍼드여야 한다."

오, 바카라. 좋은 정보 감사해요. 너무 고마워서 꽃이라도 보내드리고 싶네요.
셰퍼드는 말문이 막힌 채 빠르게 머릿속을 굴렸다. 그런트는 답지않게 셰퍼드의 눈치를 보는 태도로 그녀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이건 그녀가 그런트한테 청혼을 받은...아니, 크로건은 결혼문화가 없다지만 말하자면 그 비슷한 상황인 거지? 셰퍼드는 어떻게 말을 꺼내야할지 몰라 침만 꿀꺽 삼켰다.
주위는 다시 슬그머니 조용해진 채 다들 눈만 굴려가며 셰퍼드와 그런트를 흘끗거리고 있었다. 여기저기 속닥거리는 소리도 들려왔다.
리아라, 내가 잘못 들은 게 아니라면 방금 그런트가...맞으니까 조용히 해요, 탈리. 하지만 크로건은 파충ㄹ...쉿!

"그런트, 나를 그렇게 높이 평가해주다니 무척 기쁜데...혹시 오키어의 탱크에 종족간의 교합에 관한 정보는 없었어? 그...번식이나 그런..."

취기가 확 달아나는 바람에 때이른 숙취가 오는지 머리가 지끈거리는 느낌에 셰퍼드는 한숨을 내쉬었다.

"탱크의 지식엔 제노페이지에 관한 내용 밖에 없었다. 하지만 난 투창카에서 아사리와 함께 있는 크로건을 봤다."

차르. 일리움의 푸른 장미 운운하며 시를 읊던 크로건을 떠올린 셰퍼드는 기어코 이마를 감싸쥐었다.
주변의 쑥덕임이 커져갈 무렵, 재밌어하는 표정으로 상황을 지켜보던 렉스가 셰퍼드를 위해 나섰다.

"그런트, 크로건과 인간 사이엔 번식이 불가능하다. 아사리는 특수한 경우야. 그 경우에 나오는 자식은 크로건이 아니고."

셰퍼드가 그런트와 함께 트레셔 모우를 쓰러트린 후 그들에게 번식 제의가 전해졌다는 소식에(셰퍼드까지 포함해서!) 웃어넘겼던 과거의 일을 떠올리며 렉스는 비죽 웃었다. 물론, 셰퍼드는 크로건의 기준으로도 모자람 없는 훌륭한 전사였다. 다만 그 사실이 종족차를 뛰어넘게 해주진 못했다.
그런트는 뜻밖의 사실을 접하게 되자 충격을 받은듯 했다.

"그 말이 사실인가, 셰퍼드?"

어쩌다 자신이 이런 상황에 처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며 셰퍼드는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렉스에게 고맙다는 눈빛을 보내는 것도 잊지 않았다.

"유감스럽게도, 사실이야. 그런트."

"그럼 나는 최고의 짝을 얻을 수 없다는 뜻인가?"

그런트의 목소리에 묻어나는 섭섭함과 아쉬움에 셰퍼드는 하마터면 웃음을 터뜨릴뻔 했지만 가까스로 충동을 억제한 그녀는 함께 안타까워 하며 대답했다.

"너무 실망하지마, 그런트. 누가 뭐래도 넌 크로건 최고의 전사잖아. 너에게 걸맞는 짝이 분명히 있을 거야."

렉스가 다가와 셰퍼드가 건네는 린콜 잔을 받아 마시며 옆자리에 자리잡았다.

"어쩐지, 부족 여성들의 제의를 거절하고 있다 했더니 그런 거였군."

심지어는 오는 여자까지 거절했단 말이지...셰퍼드는 멋쩍은 기분에 볼을 긁적였다.
그런트는 심각한 표정으로 생각에 잠겨있었다. 그들을 지켜보던 손님들은 다시 관심을 돌려 각자의 화제로 돌아갔다. 이따금 그들을 흘끔거리며 속삭이는 이들도 있었다.

"있잖아, 그런트. 날 그렇게 생각해줘서 정말 고마워. 내가 인간만 아니었어도 기꺼이 네 제안을 받아들였을 거야. 정말 유감이야."

내가 아사리가 아닌게 그나마 다행이군, 하는 내면의 속삭임을 속으로 삼킨 셰퍼드는 최대한 상냥한 태도로 그런트를 다독였다.

"...그 말, 진심인가?"

그런트의 가라앉은 목소리는 어느정도 마음이 정리된 것 같았다. 셰퍼드는 생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지, 그런트. 넌 내가 아는 크로건 중에서 가장 멋있고 훌륭한 전사야."

옆에서 렉스가 뭐라고 투덜거리는 소리가 들렸지만 셰퍼드는 한귀로 흘려들었다. 그런트는 그 말을 잠시 곱씹더니 이내 만족스럽게 이를 드러내며 웃어보였다.

"그 말이면 충분하다. 기다려, 셰퍼드. 내가 머지 않아 내게 맞는 짝을 찾아서 소개해주겠다. 내 자식은 반드시 너보다 훌륭한 전사로 키우겠어."

확실히 사랑 고백 같은 건 아니었다보니 회복이 어렵지 않은듯 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던 셰퍼드는 저 너머에서 그녀를 보며 키득거리고 있는 노르망디 선원들을 보자 다시 머리가 아파왔다. 승선하면 기필코 조커와는 마주치지 말아야겠단 다짐을 하며, 셰퍼드는 렉스와 그런트에게 린콜 병을 기울였다.

*

그런트 귀여워 사랑해 그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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